벤처 투자 세계에서 B2B SaaS가 블루칩 대접을 받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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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글로벌 B2B SaaS 업체 중 하나인 세일즈포스 시가 총액은 2일 기준으로 2178억달러 규모다.
2294억달러인 오라클과 비슷한 수준이다.
오라클이 어떤 회사인가.
역사와 전통이 있고, 글로벌 엔터프라이즈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 시장을 호령하는 거대 테크 기업 중 하나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세계에서 세일즈포스와 오라클은 비슷하게 대접받고 있다.
한 때 세일즈포스 시가 총액은 오라클을 추월하기도 했다.
세일즈포스는 1999년 설립됐고 클라우드 고객 관계 관리(CRM), 데이터 분석 및 디지털 마케팅 서비스를 SaaS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클라우드 기반 디지털 워크플로우 서비스 업체인 서비스나우는 많은 이들에게 생소하게 비춰질 수 있지만 기업 가치는 1000억 달러에 육박한다.
인프라 소프트웨어 강자인 VM웨어나 SaaS 업계 한참 선배 격인 워크데이를 앞서는 수치다.
현재 시점에서 투자자들은 B2B SaaS 회사들에 대한 잠재 가치를 비교적 후하게 쳐주는 모습이다.
이것은 숫자로도 체감할 수 있다.
미국에서만 2019년 1365억달러 규모 벤처 투자 자금이 B2B SaaS회사들에 투입됐고, B2B SaaS를 주특기로 하는 유니콘(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들은 지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해외 만큼 활발하지는 않지만 국내서도 B2B SaaS 기업에 대한 관심은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B2B 인앱 채팅, 음성 및 영상 통화를 지원하는 B2B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업체 센드버드가 실리콘밸리에서 최근 10억달러 이상 기업 가치를 인정받고 1억 달러(약 12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해 관심을 끌었다.
B2B SaaS 기업들에 대한 커지는 투자자들 관심은 기업 인프라 및 업무 환경에 SaaS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밑바탕에 깔고 있다.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이 개인 사용자들의 삶을 바꾼 것처럼 B2B SaaS는 기업 업무 현장에 이와 유사한 충격을 몰고올 것이란 전망도 있다.
예측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졌다는 점도 투자자들이 B2B SaaS 기업들을 주목하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SaaS 회사들은 일괄 구매 성격인 라이선스가 아니라 주로 월정액 기반 서브스크립션(Subscription: 구독)을 판매한다.
초반 영업 및 마케팅에 들어가는 비용을 고려하면 B2B SaaS 회사들은 창업 후 일정 시점까지는 성장하더라도 적자를 볼 수 있다.
서비스나우도 2018년까지는 적자였다. 하지만 미래 사업 가치를 고려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VC 업계에서 B2B SaaS 업체들이 일으키는 매출은 비 SaaS 소프트웨어 업체들에 비해 품질 면에서 한 수위로 평가 받는 것 같다.
매드로나벤처스그룹 벤처 투자자인 다니엘 라이에 따르면 B2B SaaS 회사들은 연간 반복 매출(ARR: Annual Recurring Revenue)이 매년 늘어난다.
제품 판매는 내년에는 줄어들 수 있지만 SaaS ARR은 해가 갈수록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한번 가입한 고객들은 불황이라고 해도 계속 해당 서비스를 쓸 가능성이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B2B SaaS 업체들은 매출총이익(gross margins: 매출에서 원료 및 필요 경비 등 원가를 차감한 후의 이익)도 다른 분야 업체들에 비해 높다.
SaaS는 80% 이상인 반면 우버나 리프트, 소노스 등과 같은 기업들은 40~5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들 업체 입장에선 같은 수준의 이익을 보려면 매출을 두배로 늘려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매력적인 것은 분명하지만, 지속 가능한 B2B SaaS 비즈니스 모델을 구현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하지만 어느정도 괘도에 올라오면 B2B SaaS는 다른 테크 비즈니스 모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기업 가치를 인정받는 모습이다.
이미 많은 B2B SaaS 업체들이 나와 있는데도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계속 나오고 있고, 이들 업체에 대한 VC들의 실탄 지원 또한 이어지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