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솔루션’에서 비즈니스 전략으로...커지는 B2B SaaS의 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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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 CRM 시스템을 오픈
최근 흥미롭게 본 뉴스가 하나 있다.
LG화학이 고객사를 대상으로 디지털 CRM 시스템을 오픈했다는 것이다.
LG화학은 글로벌 클라우드 SaaS CRM 업체인 세일즈포스와 협력해 해당 시스템을 오픈했다. 지금까지 국내 대기업들은 개별 IT시스템을 구축한 것에 대해서는 직접 나서 밖에 알리는데 큰 비중을 두지 않았다.
전사적인 프로젝트라면 회사 차원에서 홍보로 지원 사격을 할 수 있었겠지만 일반적인 경우 홍보는 기술을 제공한 IT업체들의 몫이었다. 대기업에 제품을 공급했다는 것은 IT기업들 입장에서 레퍼런스 마케팅을 펼치는데 중요한 소스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LG화학은 이번에 디지털 CRM 시스템 오픈한 것과 관련해 보도자료를 직접 배포했다. 대면 영업에 의존해 왔던 기존 석유화학업계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고객들이 온라인에서 쉽고 빠르게 자사 제품을 만나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내용이었다.
필자에게 LG화학의 행보는 국내 대기업들이 IT를 대하는 스탠스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로 비춰진다. IT 역량을 예전처럼 IT담당 부서가 아니라 비즈니스 관점에서 중요한 전략으로 보고 있음을 상징한다.
# IT 비지니스의 혁신
IT보다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또는 디지털 전략이라는 말이 요즘 기업 현장에서 널리 회자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코로나19 상황 이후 디지털은 ‘그냥 솔루션’에서 전략의 반열에 올라섰다. 코로나19발 원격 근무라는 업무 환경 변화를 지원하기 위해 B2B SaaS에 투자를 늘리는 기업들이 늘고 있고, 이 과정에서 IT부서보다는 현업의 목소리가 커지는 분위기다.
B2B SaaS에 대한 관심은 원격 근무 지원 외에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 보다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는 기업들의 고민과도 맞물려 있다. 예전처럼 몇 년에 한 번씩 새 소프트웨어를 구축하는 방식으로는 민첩성을 요구하는 지금 환경에 적응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세계 최대 ERP 소프트웨어 업체인 SAP 행보에서도 이같은 변화를 실감할 수 있다. 언론 보도를 보면 SAP는 최근 회사 블로그를 통해 ERP를 다시 상상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버전 형태로 나왔 던 기존(레거시) ERP는 실시간 정보에 대한 대응이 중요한 요즘과는 어울리지 않으니, 확 바꿔야 한다는 것이었다.
SAP에 따르면 몇년 간 비즈니스와 혁신의 속도가 매우 빨라지면서 구형 ERP는 실시간 정보에 대한 기업들 욕구를 만족시키는데 실패했고 요즘 기업들과 기술들이 필요로 하는 것들을 따라가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새로운 접근과 관련해 SAP는 두 가지를 강조한다. 클라우드와 모듈식(modular)이 바로 그것. 이제 SAP에게 ERP의 미래는 모듈식 클라우드 서비스로 통하고 있다.
B2B SaaS의 확산은 IT를 도입하는 프로세스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몰고올 것으로 전망된다. IT부서나 IT 자회사가 아니라 현업 담당자들 목소리가 커지면서 비즈니스나 서비스 담당 조직에서 국내외 SaaS 서비스들을 직접 구매하는 흐름도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IT를 파는 입장에서도 이건 엄청난 변화다. B2B SaaS의 부상이 이래저래 기업들 IT전략에 많은 것들을 바꿔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