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B2B SaaS 생태계, 유럽 유망 스타트업들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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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소프트웨어 시장의 맹주 국가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미국이다. B2B SaaS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 않다. 세일즈포스 등 미국 회사들이 B2B SaaS 시장을 개척했고 지금도 여전히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업체들 지위를 위협하는 다른 나라 B2B SaaS 업체들의 존재감도 요즘은 만만치 않다.
얼마전 쓴 글에서 인도 출신 B2B SaaS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미국 회사들을 위협할 수 있는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을 소개했는데, 유럽과 이스라엘 SaaS 산업 생태계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유니콘급 B2B SaaS 기업들이 쏟아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SaaS 스타트업들로 투입되는 자본 투자 가속
벤처투자 회사인 악셀(Accel)이 내놓은 유로스케이프(Euroscape) 보고서를 보면 유럽과 이스라엘에 근거지를 둔 B2B SaaS 기업들을 글로벌 시장에서 미국 업체들을 위협하며 지배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보고서를 보면 올해는 대규모 투자 라운드들이 이어지면서 유럽, 이스라엘, 미국에서 SaaS 기업들이 유치한 투자금이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비공개 자본 시장에서 SaaS 회사들로 유입된 자금은 780억달러 규모에 달했다. 2020년 370억달러에서 크게 상승한 수치다.
유럽연합(EU)과 이스라엘 SaaS 기업들을 상대로 진행된 프라이빗 펀딩은 2020년과 2021년 사이에 3.2배로 늘었다. 같은 기간 미국은 2.4배 늘었다.
악셀 보고서를 보면 올해만 95개 새 SaaS 유니콘들이 탄생했다. 지난해 나온 131개를 합치면 미국과 유럽, 이스라엘 3곳에서만 226개 유니콘들이 2년새 쏟아진 셈이다.
대규모 투자가 이뤄진 메가라운드로 범위를 좁히면 상위 2개 투자 사례는 미국 업체들이 가져갔다.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 플랫폼인 데이터브릭스, 직무 트레이닝 SaaS 플랫폼인 아티큘레이트(Articulate)가 1, 2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메가라운드 시장이 미국 회사들 독무대는 아니었다. 독일 분석 소프트웨어 서비스 회사인 셀로니스는 6월 10억달러 규모 시리즈 D 투자를 유치하며 올해 B2B SaaS 메가라운드 3위에 랭크됐다.
기업 가치 측면에서도 유럽과 이스라엘 기반 B2B SaaS 회사들 성장세는 인상적이다. 올해 유럽과 이스라엘 B2B SaaS 회사들 몸값은 두배 가까이 뛰었다. 2020년 44개 클라우드 유니콘들이 있었는데, 2021년에는 81개로 늘었다.
기업 가치 10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을 뜻하는 데카콘(decacorn) 타이틀을 단 B2B SaaS 기업들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유럽에서 기업 가치 100억달러 이상 SaaS 기업은 로보틱 프로세스 자동화(RPA) 소프트웨어 업체인 유아이패스가 유일했지만 올해는 체크아웃닷컴, 토크데스크, 셀로니스도 데카콘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50억달러 가치 기업으로 시야를 넓히면 숫자는 더욱 늘어난다. 2021년 9개 유럽 B2B SaaS 업체가 기업 가치 50억달러 클럽에 가입했다. 이들 업체는 이전에는 기업 가치가 25억달러를 밑돌았는데, 1년 만에 2배 이상 뛰었다.
유럽과 이스라엘 B2B SaaS 회사들의 투자 유치 작업은 공개 시장보단 비공개 시장에서 보다 많이 이뤄지는 분위기다.
2021년만 놓고 보면 비상장 SaaS 스타트업들을 상대로 진행된 펀딩 규모는 공개 시장에서 이뤄진 자금 조달의 3배 이상에 달했다. 헤지펀드와 공적자금도 성장과 기회를 보고 비상장 B2B SaaS 스타트업들을 향하고 있다는게 보고서 설명이다.
유니콘 B2B SaaS 기업 증가세도 미국 추월
비상장스타트업들이 분위기를 주도했지만 유럽과 이스라엘 B2B SaaS 생태계에선 기업공개(IPO)도 나름 활발했다.
유럽과 이스라엘에서 올해 7개 B2B SaaS 스타트업들이 상장됐다. 지난해 3개에서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상장된 유럽과 이스라엘 SaaS 기업들 합산 가치도 지난해 1050억달러에서 올해는 2310억달러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유럽과 이스라엘 B2B SaaS 회사들 중 올해 IPO를 한 대표적인 업체는 루마니아에서 출발한 유아이패스다. 뉴욕 증시에 상장된 유아이패스 현재 기업 가치는 265억달러 규모다. 이외에도 이스라엘 보안 업체 센테넬원, 협업 소프트웨어 업체 먼데이닷컴이 유이이패스 뒤를 이어 IPO 시장에서 관심을 받았다. 최근에는 우크라이나 출신 깃랩도 상장하는 등 유럽과 이스라엘 출신 회사들의 상장 행보도 점점 두드러지는 분위기다.
악셀 유로스케이프 보고서는 미국 보다 유럽과 이스라엘에서 SaaS 유니콘들이 보다 빨리 탄생하고 있다고도 평가했다. 올해 등장한 SaaS 유니콘들 숫자는 미국(74개)이 유럽(43개)보다 많지만 전년대비 유니콘 기업 증가율, 유니콘이 되는데 걸리는 시간, 메가라운드수를 고려하면 유럽과 이스라엘 SaaS 생태계가 보다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는 얘기다.
테크 산업만 놓고 보면 그동안 유럽은 미국에 비해 크게 밀렸다. 비즈니스 소프트웨어 업체인 SAP나 설계 솔루션을 제공하는 다쏘시스템을 제외하면 글로벌 테크 시장에서 힘 좀 쓰는 유럽 테크 기업들은 미국에 비해 많지 않다. 모바일은 물론 검색, 이커머스, SNS 모두 미국 출신 빅테크 기업들에 주도권을 내준 상황이다. 유럽이 빅테크 규제에 일찌감치 적극적이었던 것도 미국 회사들 견제용이란 얘기도 있을 정도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많이 다르다. 스타트업들이 원래 강했던 이스라엘 외에 클라우드와 AI 등 기반 기술 분야 유망 스타트업들이 유럽에서도 많이 나오고 있다. B2B SaaS 회사들의 부상도 이같은 흐름의 연장선상에 있다. 그리고 지금 분위기 대로 라면 유럽 SaaS 업체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점점 더 존재감을 키울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