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파는 인텔이 B2B SaaS 사업을 키우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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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B SaaS와 인연이 별로 없어 보이던 인프라 및 플랫폼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SaaS로 확장하는 것이 어색하지 않은 요즘이다.
VM웨어, 레드햇, 시스코 같은 인프라 및 플랫폼 회사들이 SaaS를 전진배치하는 흐름이 최근들어 점점 두드러지고 있다. 회사들 입장을 들어 보면 모두가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서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포석들이다.
요즘은 반도체 업계에서도 SaaS에 대한 관심이 커진 분위기다. 인텔이 대표적이다. 인텔은 반도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SaaS가 필요하다며 보다 공격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상황이다.
많은 이들에게 반도체 회사인 인텔이 SaaS를 외치는 것이 뜬금없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회사 경영진들에서 나오는 메시지들을 보면 인텔은 마음 단단히 먹고 SaaS 사업에 접근하고 있는 것 같다. 반도체 사업 영향력 확대를 위해 SaaS가 전략적으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는 것이 인텔 수뇌부 인식이다.
외신 보도들을 보면 팻 겔싱어 인텔 CEO는 5월 한 행사에서 반도체 플러스 소프트웨어에 기반한 솔루션 전략을 화두로 던졌다. 반도체 사업에서 소프트웨어가 차지하는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를 위해 보다 많은 SaaS를 제공하고, 필요하면 SaaS 업체들도 적극 인수하겠다는 것이 그의 입장이다.
[사진: 인텔 웹사이트 갈무리]
이미 다수 SaaS 포트폴리오 확보
인텔의 SaaS 사업은 향후 그렇게 하겠다는 의지가 아니라 이미 본격화됐다고 보는 것이 맞을 듯 싶다. 인텔은 이미 AI 기반 클라우드 최적화 서비스를 제공하는그래뉼레이트(Granulate), 리눅스 커널에서 실시간 처리 역량에 초점을 맞춘 오픈소스 개발 도구인 리누트로닉스(Linutronix)를 인수하기도 했다.
우선 프로젝트 앰버(Project Amber)다. 프로젝트 앰버는 고객 자산에 대한 독립적인 검증을 지원하는 인증 서비스로 데이터 무결성, 엔드포인트 검증을 제공하고 기업들이 소프트웨어나 AI 모델을 돌릴 수 있는 안전한 레이어를 구축한다.
프로젝트 앰버다. 인증 서비스다. 조직들에게 고객 자산에 대한 독립적인 검증과 신뢰성을 제거한다. 어디에서 돌아가든 말이다. 데이터 무결성, 엔드포인트를 검증하고, 기업들이 소프트웨어나 AI 모델을 돌릴 수 있는 시큐어 레이어(secure layer)를 구축한다.
회사측에 따르면 프로젝트 앰버에서 인증 권한은 인프라 제공자에 연결되지 않아 멀티 클라우드나 엣지 환경에서도 작동할 수 있다. 인증을 위해 빅3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에 의존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프로젝트 앰버를 쓰려면 SGX(Software Guard Extensions)와 리눅스 기반 미들웨어인 그래민(Gramine) 등 인텔 프로세서에 특화된 기능들을 필요로 한다.
인텔은 올해말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인 프로젝트 엔드 게임( Project Endgame)도 선보인다. 프로젝트 엔드게임은 데이터센터들에 설치된 인텔 새 GPU에서 그래픽이 렌더링되는 것이 특징이다.
SaaS를 통해 인텔 반도체의 존재감을 보다 키우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외에도 인텔은 매니지드 AI 서비스, 그래뉼레이트 인수를 통해 확보한 클라우드 최적화 서비스를 포함해 다양한 유형 데이터센터 인프라들에 걸쳐 워크로드를 관리하고 최적화할 필요가 있는 조직들을 위한 SaaS를 제공하고 있다. 인텔이 SaaS 사업을 추진하며 자사 반도체 우선주의를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인텔은 그래뉼레이트를 포함해 일부 SaaS들에 대해 경쟁사 제품도 지원하는 등 유연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팻 겔싱어 인텔 CEO. 사진: 인텔]
50% 성장하겠다...공격적인 성장 전략 관심 집중
인텔은 지난해 소프트웨어 판매로 1억달러 이상 매출을 거뒀는데, 올해는 자체 개발 및 인수를 통해 확보한 제품들 합쳐 소프트웨어 매출을 50%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텔 연간 매출이 700억달러 규모임을 감안하면 소프트웨어 비중이 큰 의미가 없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반도체 사업 경쟁력까지 묶어서 보면 소프트웨어 갖는 전략은 가치는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것이 인텔 설명. 인텔 경영진들이 소프트웨어 사업 성장률에 상당한 비중을 두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인텔이 의욕적으로 소프트웨어 사업에 뛰어든 것은 최근 일은 아니다. 인텔은 반도체 사업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2009년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업체인 윈드리버를 8억8400만달러에, 2011년에는 보안 업체인 맥아피를 76억8000만달러에 인수했다.
하지만 인텔이 윈드리버와 맥아피를 사모펀드에 다시 매각한 것을 보면 결과는 시원치 않았다고 보는 것이 현실적이다. 애널리스트들 평가를 보면 하드웨어에 주력하던 당시의 인텔은 소프트웨어 사업을 별도로 진행할 만한 역량을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다.
이번에는 다를까? 더레지스터 보도를 보면 인텔을 지켜보는 이들 사이에서 이번에는 다를 수 있다고 보는 인식이 꽤 엿보인다.
인텔 수뇌부가 소프트웨어 사업 경험을 많이 갖추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팻 겔싱어 인텔 CEO는 인텔에서 30년 가까이 근무한 뒤 스토리지 업체 EMC를 거쳐 인텔 사령탑을 맡기 전에는 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업체인 VM웨어 CEO로 9년 가까이 재직했다.
인텔에서 소프트웨어 그룹을 이끌고 있는 그레그 라벤더 역시 VM웨어 CTO 출신이다. 두 사람이 있을 때 VM웨어도 SaaS 중심으로 사업 구조 재편을 본격화했다. 이후 두 사람은 인텔로 함께 이직해서 다시 SaaS 사업 확대를 주도하고 있는데, 구경꾼 입장에선 꽤 인상적인 장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