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B SaaS들이 이제 자체 미디어를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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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많은 기업들이 블로그에 콘텐츠를 올리고 페이스북 같은 SNS를 통해 이를 공유한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아예 별도로 미디어 조직을 운영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어 주목된다. 삼성전자 같은 대기업들은 자체 뉴스룸을 통해 단순한 보도자료를 넘어 수준급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고, 평가는 나름 괜찮다.
B2B SaaS판도 예외는 아니다.
B2B SaaS 개척자격인 세일즈포스는 세일즈포스플러스란 브랜드로 넷플릭스 같은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오픈했고 클라우드 기반 CRM 및 마케팅 자동화 도구를 제공하는 허브스팟의 경우 팟캐스트와 뉴스레터 서비스를 운영하는 회사를 아예 인수했다.
이커머스 솔루션을 제공하는 쇼피파이의 경우 2019년 미디어 조직인 쇼피파이 스튜디오를 선보이고 디스커버리 채널과 창업자들을 다룬 아이 큇(I Quit) 쇼를 제작했다. 스타트업을 시작하기 위해 일을 그만두는 창업자들 이야기를 다룬 프로그램이었다.

[사진: pixabay]
콘텐츠, 고객과의 연결 전략에 점점 중심으로 부상하다
기업들이 미디어를 소유하는 것은 국내외에서 모두 자주 볼수 있는 장면이다. 사주가 특정 기업인 언론사들도 많다. 하지만 세일즈포스나 허브스팟같은 회사들의 경우 B2B 마케팅을 목표로 미디어에 투자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세일즈포스가 세일즈포스플러스를 오픈한 것은 자체 운영하는 미디어를 통해 고객들을 확보하려는 마케팅 전략 일환이다.
콘텐츠도 기업 사용자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것들로 배치했다. 온디맨드 콘텐츠 외에 라이브 행사 방송 편성도 가능하다. 악시오스 보도에 따르면 세일즈포스는 세일즈포스플러스를 준비하면서 원고 작가, 방송 프로듀서 등으로 이뤄진 자체 편집팀도 꾸렸다. 테크크런치 기사를 보면 세일즈포스는 재미있는 콘텐츠 제작을 위해 할리우드 스타일 스튜디오도 구축했다.
허브스팟의 경우 인수합병(M&A) 방식으로 자체 미디어 운영에 본격 뛰어들었다. 허브스팟은 지난해 2700만달러를 쏟아붓고 뉴스레터와 팟캐스트 콘텐츠를 제공하는 허슬(The Hustle)을 인수했다. 허슬은 150만명 규모 가입자를 보유한 무료 뉴스레터인 더트렌드(The Trend)와 팟캐스트(‘My First Million) 프로그램을 운영하다 허브스팟에 통합됐다.
기업들이 웹사이트나 블로그에 올리는 콘텐츠들은 솔직해 재미가 별로 없다.
세일즈포스나 허브스팟 같은 회사들이 제공하는 미디어도 비즈니스용 콘텐츠를 다루니 꽤 딱딱할 거라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기업 고객들이 타겟이지만 콘텐츠 품질은 기존 미디어들에 제공하는 수준에 가깝다. 고품질 제작에 엔터테인먼트 요소까지 버무려져 있다.
보는 것 자체로 시간이 아깝지 않은 수준으로 콘텐츠를 만들어 이를 고객들에게 다가가는데 활용하겠다는 얘기다.
테크크런치 보도를 보면 허브스팟 CMO인 킵 보드나르에 따르면 이 회사는 고객들을 웹사이트로 끌어들이는게 아니라 고객들이 있는 곳으로 다가가기 위해 미디어를 활용하려는 모습이다. 미디어를 통해 고객들에게 영감을 주고 교육도 해주는 역할을 하는 공간이 되고 싶다는 설명이다.
세일즈포스는 세일즈포스플러스를 통해 B2B 마케팅은 지루하다는 세간의 고정 관념을 깨고 싶어한다.
[세일즈포스 플러스 이미지]
홍보와 광고 같은 콘텐츠로는 고객들과 연결될 수 없다
세일즈포스나 허브스팟이 미디어에 접근하는 방식을 보면 보는 이들에게 의미가 있고 도움이 되는 콘텐츠 제작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홍보성 콘텐츠가 아니라 현재 또는 잠재 고객들에 호소력이 있을 만한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연결고리를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CRM 에센셜스 설립자 겸 수석 애널리스트인 브렌트 리어리는 "핵심은 콘텐츠를 만든 회사들을 위한 광고를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제품 홍보하려고 만드는 콘텐츠는 먹혀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기업들이 미디어를 통해 고객들과 접점을 강화하는 방법은 크게 두가지다. 자체 구축하거나 외부 미디어 채널을 인수하는 것이다.
이쯤되면 기업이 미디어를 하려고 사람을 수십명씩 뽑을 필요가 있겠느냐?고 물을 수 있다. 허브스팟이 허슬을 2700만달러나 주고 산 건 솔직히 과소비 아니냐?고 따져 묻고 싶은 이들도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해 기업들이 콘텐츠 조직을 꾸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회사인 더콘텐츠어드바이저리의 로버스 로스 설립자 겸 수석 애널리스트는 테크크런치에서 허브스팟의 허슬 인수에 대해 평가하면서 "상당한 투자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일반적인 기업 마케팅 예산과 비교하면 그렇지 않다. 리스크가 낮은 베팅"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진화된 미디어로 이동하는 것은 고객 및 잠재 고객들과 직접 연결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한다"면서 "기업들은 여기에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고 전했다.

[허브스팟 더트렌드]
기업 마케팅 담당자들과 얘기를 하다 보면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도 콘텐츠를 활용한 마케팅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는 것 같다. 많지 않은 예산과 인력으로 의미있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나름 열심인 중소기업들도 눈에 많이 띈다.
하지만 콘텐츠에 대한 투자 측면에서 보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들 때도 종종 있다. 경영진의 마인드가 특히 그렇다. 콘텐츠를 뚝딱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돈 쓰는 것을 아까워하는 윗분들이 적지 않다는 후문이다.
이런 환경에선 고객들에게 다가가는데 힘이 되는 콘텐츠가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다. 블로그를 만들어 놓고 거기에 보도자료, 심지어는 카탈로그에 가까운 제품 정보로 도배를 하는 회사들도 종종 볼 수 있는데, 콘텐츠를 대하는 경영진들 마인드도 여기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세일즈포스나 허브스팟과 같은 수준으로 인력과 비용을 투자하지 않더라도 B2B SaaS 회사들이 콘텐츠로 고객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은 있게 마련이다. 알리고 싶은게 아니라 고객이 알고 싶어하는 게 뭔지 알기 위해 노력과는 과정에 답이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