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aS 가격 모델, 정액제 구독보다 종량제가 점점 뜨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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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B SaaS 가격 모델은 크게 사용자당 정해진 금액을 받는 구독 방식과 쓴 만큼 비용을 부과하는 사용 기반(Usage-based) 종량제 방식 2가지가 있다.
지금까지는 B2B SaaS 가격 정책은 구독이 대세로 여겨져 왔다. 아마존웹서비스 같은 클라우드 컴퓨팅 인프라 서비스 쪽에선 사용자가 쓴 만큼 돈을 받는 종량제가 당연하게 여겨졌지만 B2B SaaS의 경우는 정액제 구독 모델이 분위기를 주도해왔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좀 다르다. AWS나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구글 클라우드 같은 퍼블릭 클라우드 플랫폼을 넘어 미들웨어와 애플리케이션들로도 사용 기반 가격 모델이 확산되는 추세다.
벤처 투자 회사(VC)인 오픈뷰가 600개 가량 SaaS 기업들을 조사해 최근 작성한 보고서를 보면 45%가 사용 기반 가격 방식을 전면 또는 일부 채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4%에서 늘어난 수치다. 사용 기반 가격 모델을 적용한 회사들 중 24%는 최근 1년 사이에 도입했다. 사용 기반 모델의 중량감이 점점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사용 기반 가격 모델 도입한 B2B SaaS 회사들 성과 다소 우수
B2B SaaS 회사들 중 사용 기반 가격 모델 중심으로 서비스를 운영하는 대표적인 회사는 커뮤케이션 API 플랫폼 트윌리오다 구독과 사용 기반을 버무린 회사로는 워크플로우 자동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피어가 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반면 프로젝트 관리용 협업 플랫폼으로 유명한 아사나의 경우 여전히 구독에 초점이 맞춰진 가격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오픈뷰 자료를 보면 SaaS 기업들 사이에서 사용 기반 가격 모델 비중이 늘고 있는 건 물론 사용 기반 가격 모델을 도입한 SaaS 기업들이 지표 측면에서도 낫다는 것을 볼 수 있다.
ARR(annual recurring revenue)이 100% 이상 성장하는 회사들 중 51%는 서비스 전체가 사용 기반이거나 구독 모델과 사용 기반 가격을 결합했다. 반면 ARR이 100% 미만인 회사들 중 55%는 구독 모델만 사용했다.
B2B SaaS 시장에서 ARR과 함께 중요한 지표로 통하는 NDR(net dollar retention: 1년전 고객 매출과 현재 수치를 비교한 지표)과 CAC(customer acquisition costs: 고객 획득 비용)가 우수한 축에 드는 회사들도 상대적으로 사용 기반 가격 모델 비중이 높았다.
두 지표에서 성과가 좋은 상위 25% 중 사용 기반 모델을 적용한 SaaS 기업들은 NDR 성장이 122%인 반면 구독만 제공하는 회사들의 경우 성장세가 109%였다. CAC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사용 기반 가격 모델을 적용한 SaaS 회사들은 5개월 안에 원금을 회수한 반면 구독에 기반한 SaaS 회사들은 원금 회수까지 9개월이 소요됐다.
사용 기반 가격 모델이 갖는 장점은 초기 마찰을 최소화하고 낮은 가격에 도입이 가능하다는 점, 하나의 계정 안에 보다 많은 사용자들이 접근할 수 있고 새로운 시도들을 해볼 수 있게 한다는 점 등이 꼽힌다.
기술 변화도 사용 기반 가격 모델 전략적 가치 키워
기술일 진화하는 흐름도 구독 보다는 사용 기반 가격 모델과 궁합이 잘 맞는다는 분석도 있다.
오픈뷰는 B2B SaaS 판에서 사용 기반 가격 모델을 확산시키는 대표적인 기술 트렌드로 자동화와 AI 그리고 API를 꼽았다.
수작업 프로세스를 자동화하는 소프트웨어의 경우 사용자 수 기반 구독 모델과는 맞지 않은 측면이 있고 AI는 자동화는 더욱 고도화시키는 기폭제로 작용하고 있다는게 오픈뷰 설명이다. 여기에다 소프트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바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게 하는 API 플랫폼들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데, API 환경에선 사용자 당 구독 모델이 파고들 공간은 크지 않다고 오픈뷰는 분석했다.
B2B SaaS 시장 전체적으로 사용 기반 가격 모델이 확산되고 있지만 엔터프라이즈 시장의 경우 여전히 구독 모델이 강세다. SaaS를 도입할 때 매년 수백만 달러까지 지출하는 대형 기업들은 구독 가격 모델이 주는 예측 가능성을 선호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도 사용 기반 가격 모델 입지는 점점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오픈뷰 보고서에 따르면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60% 이상 기업들이 향후 사용 기반 가격 모델을 적용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B2B SaaS의 경우 한번 가격 정책을 설정하면 바꾸기는 쉽지 않을 수도 있다. 새로 시작하는 기업들이라면 자사 비즈니스 성격이나 시장 트렌드를 잘 따져보고 구독형으로 갈지 사용 기반 가격 모델로 갈지 결정해야 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