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글로벌 B2B SaaS 시장은 스타트업들 몸값도 크게 상승한 시기였다.기업 가치 10억달러를 의미하는 유니콘 반열에 오르는 회사들이 하도 많다 보니, 최근에는 유니콘 가치로 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들은 별 눈길을 끌지 못하는 장면까지 연출되고 있다. 기업 가치 100억달러 이상 비상장 회사를 의미하는 데카콘급은 되어야 몸값이 좀 있다는 대접을 받는 분위기다.시장 분석 업체 CB인사이트가 11월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현재 세계 각국에는 903개 유니콘 스타트업들이 있다. 흥미로운 건 이중 SaaS와 관련돼 있는 회사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다소 생소하게 들리는 이름의 SaaS 회사들도 여러곳인데, 글로벌 벤처 투자 시장에서 SaaS가 갖는 중량감이 상당하다는것을 보여주는 시그널로 봐야하지 싶다.핀테크 외에 다양한 분야서 기업 가치 100억달러 넘는 곳들 확산SaaS 정보 제공 서비스인 SaaSsr이 추정한 추정한 수치를 보면 CB인사이트 유니콘 스타트업 리스트에 오른 회사들 중 SaaS 관련 회사는 340개가 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중 데카콘 기업이 15개, 유니콘은 337개인 것으로 보인다. 평균 기업 가치는 33억9000만달러 규모에 달했다.SaaSsr은 B2C 스타트업, 하드웨어, SaaS가 아닌 헬스케어 기업들을 제외하고 리스트를 추렸다. 100% 정확한 수치라고 할 수 없지만 방향을 보여주는데는 큰 문제가 없다고 회사측은 강조한다.SaaSsr이 공유한 비상장 SaaS 관련 스타트업들 기업 가치 리스트 상위 순위를 보면 핀테크 관련 회사들이 많이 눈에 띈다.관점에서 따라 핀테크 회사들을 B2B SaaS나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회사로 부르지 않을 수도 있지만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기반 서비스들을 포함해 다수 핀테크 업체들의 비즈니스 모델은 SaaS와 가까운 측면이 있다. SaaSsr도 이를 고려해 핀테크 회사들도 SaaS 회사로 바라보는 모습이다.핀테크 회사들을 포함해 몸값이 B2B SaaS 스타트업들을 순위대로 정리하면 스트라이프, 클라나, 캔바, 데이터브릭스, 리볼트, 누뱅크, 차임, 체크아웃닷컴, 플레이드, 셀로니스, 구스토, 리플, 레딧, 토크데스크, 피그마, 아웃시스템스, 서비스타이탄이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다.이중 스트라이프, 클라나, 리볼트, 누뱅크, 차임, 체크아웃닷컴, 플레이드 등이 핀테크 관련 스타트업들이다.스트라이프는 B2B 핀테크 스타트업으로 현재 몸값은 950억달러 수준이다. 스트라이프는 기업들 대상으로 API 기반 온라인 결제 플랫폼을 제공한다. 기업 입장에선 스트라이프 API만 가져다 붙으면 결제와 관련한 환경을 빠르게 구현할 수 있다. 이같은 강점을 앞세워 스트라이프는 미국은 넘어 최근에는 해외 시장으로도 영역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이런 점이 높은 기업 가치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클라나(Klarna) 역시 스트라이프와 마찬가지로 결제를 주특기로 하는 스타트업이다. 요즘 주목 받는 후불 결제(Buy Now, Pay Later: BNPL) 서비스를 일찌감치 제공하는 회사 중 하나로 꼽힌다. 기업 가치는 456억달러다.리볼트(Revolut)는 영국 디지털 뱅킹 스타트으로 B2C를 넘어 B2B로 영토를 확장하는 중이다. 현재 기업 가치는 330억달러 수준. 리볼트는 요즘 많이 회자되는 슈퍼앱 전략을 금융에 접목한 케이스로도 주목받고 있다.누뱅크(Nubank)는 브라질 네오뱅크(디지털 전문 은행)으로 라틴 아메리카 지역에서 대규모 핀테크 회사 중 하나로 꼽힌다. 기업 가치는 300억달러 수준이다.차임(Chime)은 수수료 없는 모바일 뱅킹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다. 기업 가치가 이미 250억달러 규모에 이른다.체크아웃닷컴은 온라인 결제 플랫폼을 제공하며 기업 가치를 150억달러 수준까지 끌어올렸고 B2B 핀테크 기업인 플레이드 가입 가치도 현재 134억달러 규모에 이르고 있다. 플레이드는 벤모와 같은 유명 금융 앱들이 기존 은행들에게 있는 고객 데이터에 연결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2022년 IPO 시장 유망주로도 관심 높아핀테크 기업들이 좀 많았는데, 이제 다른 분야 중량급 B2B SaaS 스타트업들을 좀 살펴보자.캔바(Canva)는 그래픽 디자인 플랫폼이다. 소셜 미디어 그래픽, 프레젠테이션, 포스터, 문서 등 다양한 비주얼 콘텐츠를 제작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무료로 쓸 수 있지만 부가 기능이 담긴 캔바 프로(Canva Pro)나 캔바 포 엔터프라이즈(Canva for Enterprise )는 유료 구독 서비스로 제공된다. 캔바 기업 가치는 400억달러 수준이다.데이터브릭스(Databricks)는 클라우드 기반 빅데이터 처리 및 데이터레이크 플랙폼을 제공하는 회사로 최근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주목받는 스타트업 중 하나다. IPO도 추진 중인데, 현재 기업 가치는 380억달러 규모다.셀로니스는 프로세스 마이닝 소프트웨어로 요즘 주목받고 있는 기업이다. 올해 상반기 10억달러 규모 투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기업 가치를 110억달러 수준으로 인정 받았다.프로세스 마이닝 소프트웨어는 데이터를 사용해 기업들이 프로세스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해준다. 웹서비스부터 모바일앱, 내부 전사적자원관리(ERP) 등에 이르기까지 기업들이 구축한 각종 시스템 로그들을 분석한 결과를 프로세스 개선에 활용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구스토(Gusto)는 클라우드 기반 급여, 복리수행, 직원관리(HR) 소프트웨어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에선 좀 생소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기업 가치는 100억달러에 이를 정도로 잠재력을 나름 높게 평가받고 있다.토크데스크(Talkdesk)는 클라우드 기반 컨택센터 및 인공지능 소프트웨어가 주특기며 기업 가치는 100억달러 규모다. 피그마의 경우 디자이너들 사이에서 꽤 유명한 웹 기반 서비스다. 그래픽 편집이나 프로토타이핑 툴로 많이 알려져 있다. 기업 가치도 100억달러에 이른다.아웃시스템스는 기업들이 옴니채널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배치 및 관리할 수 있게 해주는 로우코드 플랫폼을 제공한다. 2001년 설립됐고 현재 기업 가치는 95억달러 규모다.서비스타이탄은 가정용 냉난방 관리 서비스에 초점이 맞춰진 SaaS를 제공한다. 특정 분야에 집중하는 버티컬 SaaS회사로 기업 가치는 95억달러다. 올해 4월 기준 서비스타이탄의 ARR은 2억5000만달러를 넘어섰다.클라비요(Klaviyo)는 이메일 마케팅과 SMS에 특화된 SaaS 업체로 고객 성장 플랫폼을 표방하고 있다. 기업 가치가 92억달러에 달하고 있다.CB인사이트 보고서 상에선 기업 가치가 57억달러로 돼 있지만 최근 투자를 유치한 노코드 기반 관계형 DB 및 협업 서비스 업체 에어테이블도 데카콘 SaaS 회사로 볼 수 있다. 에어테이블은 최근 110억달러 가치에 7억3500만달러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B2B SaaS 업체들을 놓고 가치가 부풀려졌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지만 당분간 SaaS회사들을 향한 VC들의 지원이 줄어들 것 같지는 않다. 코로나 19 상황 이후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은 SaaS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요즘도 투자를 유치하는 SaaS 기업들은 줄을 잇고 있는 상황이다. 위에 언급한 데카콘급 B2B SaaS 회사들 중 여러곳은 내년에 IPO를 통해 좀더 관심을 끌어모을 가능성이 높다.